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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합니다 2019-09-16 오후 12:53:01
조명화   답글(6)
인사 드립니다.
저는 퇴직 이후 무등산이 바라보이는 고향에서 종신하고자 염원하고 있습니다. 
여러 사정 때문에 아직 고향으로 옮겨 정착하지는 않고 왔다갔다 하면서 지내는 형편입니다만,
앞으로 정착할 토대를 닦을 요량으로 우선 사단법인 하나를 만들어 자그마한 행사를 기획하였습니다.
행사에 초대하는 글을 아래에 올려 놓으니
동문 여러분 가운데 혹시 마음에 닿는 분이 계시거든 그 날 참석해보시라고 권하는 바입니다.

10월 19일 토요일 오후5시에 열리는 해원제(解寃祭) 1부 행사에서는,
먼저 황지우 시인이 解寃의 의미에 대한 나름의 사자후를 간단하게 토할 것이고,
이어서 역사학자 유봉학 선생이 '정암 조광조의 조선사에서의 의미'에 대해 약 20분 정도 강의를 진행할 것이며
과거사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바 있고 한국학중앙연구원(과거 정신문화연구원) 원장으로 계시는 안병욱 선생이 인삿말을 할 것이며
마지막으로 제가 이 행사를 기획하게 된 배경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한 다음 2부 행사로 넘어갈 것입니다.

2부 행사는, 解寃의 전통적인 행위의식인 씻김굿을 약 20분 정도 선보입니다.
씻김굿이라 하면 대개 진도의 것을 생각하지만 기실 원조는 능주의 것입니다. 그래서 능주씻김굿 전수자가 담당합니다.
육자배기 가락 위주의 길게 늘이는 진도의 씻김굿과는 달리 참가자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신명난 씻김굿을 볼 수 있을 겁니다.
그 다음 영상과 음악을 위주로 '해원'이라는 주제에 맞는 퍼포먼스를 관람하시겠습니다. 
중앙에서 이름난 분은 아니지만 저는 지역 인물을 중시하기 때문에 지역 인물을 모셔 주관하도록 하였습니다. 실망하지는 않으실 겁니다.
마지막으로는 지역 명창 한분이 관중 전부를 춤과 노래로 이끌 것입니다. 
과거 우리 공동체가 강강술래를 추었듯이, 그렇게 모두가 한데 어우러지는 한바탕을 만들 계획입니다. 
   
능주에는 대대로 神廳이라는 것이 있어서 호남지역 巫樂과 俗樂의 본향이었습니다.
(서편제의 본향은 능주입니다. 조상현 공옥진 성창순 등은 이런저런 이유로 능주에서 밀려나 다른 곳에서 이름을 냈을 뿐입니다)
능주는 또한 조선조 인조 이래 대한제국말까지 牧으로 유지되었던 큰 고을로서 옛 관아 터가 아름답게 보존된 곳입니다.
(조선왕조 20개 였던 牧 가운데 19 곳은 지금 모두 市이지만, 능주만 面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그 아름다운 관아 터에서 해원의 축제를 벌이고자 합니다.

요즘 축제라 하면 보통 관청이 주도하는데다, 관람을 강요하고 지출을 유도하는 것이 관행입니다.
엿장수들이 앰프를 틀어 시끄러운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예사입니다. 
저는 관청의 아무런 도움도 받지 않고, 돈을 주고 전문 예인을 사오지도 않습니다.
관객 모두가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진정한 의미의 축제를 기획해보았습니다.  
선선한 가을밤에 다소곳한 조명을 받으면서 남녀노소 한데 모여
보릿대춤 비슷할망정 춤사위도 즐겨보고 후렴구로나마 俗樂을 불러보는 한가로움을 즐겨보시라고 권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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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원(解寃:원통함을 풀어줌) 한 마당에 초대합니다

 

이 세상은 산 자들만 사는 세상이 아닙니다. 이 세상은 산 자와 죽은 자가 함께 사는 세상입니다. 산 자들도 죽음을 목전에 둔 존재들일 뿐입니다. 따라서 죽은 자를 잘 보내는 일은 산 자의 가장 거룩한 일입니다. 그러나 만약 원통함을 품은 채 죽은 자가 있다면, 그것은 산 자에게 상처로 남습니다. 그래서 산 자는 억울하게 죽은 자의 원통함을 풀어주어야 합니다. 그 일은 산 자의 삶을 위한 일입니다. 한낱 무속이 아닙니다. 산 자의 품위를 지키는 일이기도 합니다.

 

우리 역사에는 억울하게 죽은 자의 원통함을 제대로 풀어주지 않은 채 지나온 사건이 무척 많습니다. 임진왜란·병자호란·동학전쟁·식민지전쟁 등 외세와 싸우다 죽은 원혼들은 물론, 갖은 사화(士禍)6·255·18이니 등등 내부 갈등 때문에 죽은 원혼들이 너무 많습니다. 인간적 자존심이나 명예나 품위를 소중히 여기는 공동체라면 억울하게 죽은 자의 원통함을 그때그때 풀어주어야 하건만, 우리 역사에는 그렇지 못하고 지나온 사건들이 비일비재합니다. 그런 사건들은 지금까지 우리에게 켜켜이 상처가 되어 있습니다.

새 체제의 국가를 세운 지 70여 년이나 되고, 그런 대로 평화와 번영을 누리게 된 이 즈음은 그 일을 해야 할 때입니다. 원혼들의 원통함을 이제라도 씻어주어야 합니다. 해원(解寃)을 해야 합니다. 과거사를 파헤쳐 새로운 논쟁거리를 만들자는 것은 아닙니다. 상처 때문에 거칠어진 우리의 성정(性情)을 순화하자는 것이고, 반목 없이 어우러지는 공동체를 만드는 연습을 하자는 것입니다. 품위 있는 문화국가를 후손에게 남기자는 것입니다. 이런 일은 역사를 기록하는 일과는 별도의 일입니다.

해원은 축제입니다. 산 자들이 모여서 춤과 노래로써 죽은 자의 원통함을 풀어헤치는 축제를 벌이는 겁니다. 관청이 주도하는 전문 예인의 공연을 관람하자는 것이 아니라, ‘해원을 절감하는 사람들이 한데 모여 춤사위와 노래로써 원혼들의 원통함을 승화시키자는 겁니다. 죽은 자와 소통하고 산 자의 삶을 성찰하는 행위예술을 하자는 것입니다. 이 행위예술이 앞으로 한 해 두 해 쌓이게 되면 이 시대의 민속춤과 민요가 만들어질 것입니다. 과거에는 개인 차원에서 씻김굿이니 살풀이니 하는 형식으로 해원하는 정도였습니다만, 공동체가 하자는 겁니다. 작지만 아름다운 고도(古都) 능주 사람들이 해원의 축제를 열고자 <사단법인양복사>라는 단체를 설립하여 나섰습니다. 오백 년 역사를 간직한 아름다운 곳이자 동학군과 의병들의 원혼이 즐비한 곳이기도 한 능주목 관아 터에서 앞으로 매해 한반도 역사의 원혼들을 차례로 불러 해원의 축제를 벌일 계획입니다.

 

첫 문을 여는 올해에는 조선왕조 개혁의 기치를 들었다가 서른여덟에 억울하게 죽음당한 정암 조광조(1482~1519) 선생의 원혼을 모시기로 했습니다. 능주는 정암 선생이 죽음을 당한 곳이자 올해가 그의 5백주기이기도 해서입니다. 20191019일 오후 5, 전남 화순군 능주면사무소 역사관으로 님을 초대합니다. 한반도 역사의 상처를 씻고 새날을 그리고자 하는 분, 조상 가운데 해원시키고픈 원혼이 계신 분, 자신의 억울함을 풀고픈 분, 모두 모여서 한 바탕 축제를 벌입시다. 신명나는 새 날, 살맛나고 평화로운 새 날을 여는 주인이 되어 봅시다.

사단법인양복사 이사장 인성(仁晟)

해원 한 마당기획 조명화


    

답글 (6)
최경순  2019-09-16 22:42:23
서울이나 대전에서 갈려면 1박 2일은 해야하지 않을까요?
조명화  2019-09-17 07:17:18

제가 행사를 주관하다보니 당일 저녁에는 행사 관계자들 뒤치닥거리를 해야 해서
우리 동문들 접대를 감당할 수가 없군요.
형편 되는 분들만 개별적으로 오셔서 놀다 가신 다음 평가해주시면
나중에 제가 능주로 上客으로 초대하겠습니다. ㅎㅎㅎ 죄송!

최동남  2019-09-17 07:23:32
명화꽃이군요.
누군가의 묘비 글을 소개합니다.
<앞서서 나 가니
  산 자여 삶을 기뻐하라>
"양복사"?
한자인가?
조명화  2019-09-18 17:56:24
난독증은 이권재에게만 있는 게 아니군요. 
초대한다는데 '내로남불'이라고 답하시는 이 어려운 화두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내가 로또 맞으려면 남의 집에 불질러야"인지,
"내 밭을 로타리치기보다 남의 밭 불지르는 게 더 이익"인지...

하여튼 뜻 높으신 법어이겠지요. 
법어에 감사드립니다만, 저의 난독증도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조명화  2019-09-21 06:13:28
김재경 친구에게
난 자네가 말장난으로 기롱하기에 말장난으로 되받기만 했는데, 어제 한 친구를 만나 설명을 들으니 자네의 의도는 
안남섭회장에게는 자신의 일 홍보하지 말라고 충고하고서는 너는 자신의 일을 홍보하느냐는 꾸지람이었다면서?
정확하게 짚지 않고 네 글자만 쓰니 그냥 말장난으로만 알았지. 
꾸지람은 고마운데, 회장으로서 자신의 일을 거듭하여 회원들에게 홍보하는 것과, 회원이 자신의 일을 소개하는 것은 차원이 다르지 않은가?
경우가 다르든 같든 자네로서는 꼬집고 싶었던 모양인데, 아뭏든 지적은 고마우이.
그리고 동창을 꼬집는 글을 올렸다고 해서 꺼릴 일은 아니거늘, 굳이 또 내리는 건 불필요하지 않을까?
다감한 어떤 친구가 내려달라고 전화했던 모양인데, 무슨 내용이든 동창 사이에서 편하게 주고받으면 흉허물 될 것은 없다고 보네.
오히려 민감하게 여기는 것이 지나친 처사라고 보네.  감사! 
양석승  2019-10-19 15:06:21
조교수님! 큰 일 하시네.
나는 다른 일이 있어 2부 행사
때나 보겠네. 능주면사무소
역사관으로 감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