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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꿈의 逆說 2019-10-25 오후 7:48:23
윤창식   답글(1)
용꿈의 逆說

나는 요즘도 믿거나 말거나 式의 다양하고 황당한 꿈을 많이 꾸지만, 20대때 실제로 龍의 꿈을 꾼 적이 있다. 상상의 동물이라는 龍이 살아있다면 그렇게 생겼으리라 하는 장면이 꿈 속에서 펼쳐졌다. 용이란 놈은 파란하늘의 중간쯤에서 '용의 트림'(용트림)을 하며 나의 마음을 흔들었다.

하지만, 그 꿈은 역시 나를 미혹하는 백일몽에 지나지 않았던 것일까? 나의 이십대는 환희보다는 아련한 슬픔이, 넘치기 보다는 결핍이 무시로 나의 容量을 채우는 질료가 되었으니 이를 워째...

사람들은 쉬임없이 더 높은 곳으로 오르려한다, 아니 올라가라고 가르치고 배운다. 그래서 악전고투 인생의 질곡 속에서 "기절은 있어도 좌절은 없다"는 눈물투혼이 아름답게 평가되기도 한다.

물론 맞는 말이다. 하지만 대체 '무엇을' 얻기 위해 혹은 '어디에' 다다르기 위해 그토록 온몸을 불사르는가? 라는 질문에 이르면 이야기는 많이 달라진다. 바로 그 '무엇을'과 '어디에'를 전혀 따지지 않고 꿈의 실천을 저돌(猪突)하는 것은 무모하고 위험할 수 있다. 

나는 꽤 젊은 시절, 서울 종로2가 옛날식 다방에서 대화대상자(異性?)에게 멋있어 보이려고(^.*) 어디서 듣도보도 않은 말을 한 적이 있다. 

"무엇을 선택한다는 것은 무엇을 택하지 않을 것인가를 결정하는 행위이다"라고.

이는 순간적으로 나온 말이지만, 이 말에 나 스스로 전율하였고 상대방도 그러하기를 바랬다. 거의 반세기 전의 일이지만, 그 言說은 지금도 나의 의식을 지배하는 숙명성을 지니게 되었다. 

"무엇을 혹은 누구를 택하지 않을 것인가?" 참 어려운 일이다. 이는 사람으로 태어나 최소한 되지 말아야 할 인간상을 感知하는 일만큼이나 어렵기 때문이다.

<周易>의 건괘(乾卦)에 亢龍有悔(항룡유회)라는 개념이 나온다. "하늘 끝까지 올라가 내려올 줄 모르는 용은 반드시 후회하게 된다."는 뜻이란다. 용의 승천 일지(日誌)를 살펴보면, 잠룡 -> 현룡 -> 비룡 -> 항룡의 4단계를 거쳐 용은 비로소 일생을 마치게 된다. 어찌 龍氏만 그러하겠는가. 모든 우주 삼라만상의 숙명인 것을!

"아그야! 욕심껏 너무 높이 오르려 하지 말어라잉."

이는 미진하기 짝이 없던 젊은 날, 나의 의식 속에 불현듯 現夢하였던 靑龍성님의 준엄한 말씀인 듯 하다...
(예 알겄습니다! 성님! 끝까지는 안 올라갈게요~. 그런디요, 승천은커녕 구름낀 오존층도 못 올라 가봤는디 으짜면 좋을까요? 용팔이성님~~흐흐)

답글 (1)
조명화  2019-10-26 00:05:27
항룡유회? 나는 그런 말 안 따를라요. 
끝까지 올라갔으면 그것으로 그냥 된 거지, 뭘 더 기대하고자 후회까지 한다요?
끝 모르게 욕심 부리는 사람들, 그러니까 네거티브 처세술을 높이 치는 사람들의 말 아니것소?
부디 끝까지 올라가야지요. 그리고는 후회일랑 말아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