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邂逅 2019-11-08 오후 8:51:02
김혁정   답글(7)

邂逅

-오래된 만남





동명동에는 옛적 어머니가 차려주신 밥상처럼

정갈하면서도 푸짐한 밥집이 있으니 백반 한상이 7,000원 입니다.

식당 아주머니 경력 40년의 노하우가 빛을 발하는 곳입니다.

 

바로 그 집에서 우리는 만났습니다.

살갑게 맞이하는 두 사람의 얼굴에는

초등학교시절 애띤 모습 그대로를 보는 듯 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두 친구는 차려진 밥상을 놓고

~ 이집 참 괜찮네, 아직도 이런 집이 있어...”하면서

53년 전의 이야기를 끄집어내어 말 하고 있었습니다.

 

듣는 이도 말하는 이도 사뭇 진지 하지만

미소를 띠면서 서로는 지난날의 그 시간으로 돌아가 있는 듯 했습니다.

자네 아는가!” - 그래... 그랬었지.

 

글씨를 정말 잘 써서 방과 후에 칠판 전체에

단정하게 적어놓은 그 문제의 글씨들...“

칠판 글씨가 정말 좋았단 말시...”

 

곁에서 지켜본 사람으로는 그냥 신기했습니다.

! 우정의 끄나풀이란 이처럼 자연스럽게 풀리는 것이구나...

두 친구의 이야기가 실타래처럼 풀어져 가고 있을 때

서로의 마음은 가을날의 서정으로 물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여보시게나 친구들이여!

그동안 소원했거나 마음속에 묻어둔 친구들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망설이지 말고

연락해서 서로 만나고 보면서 이 가을을 물들여 가면 좋지 않겠습니까.

우정이 흐르는 시간 속으로...

 



20191104
,18

  김미르기



 

명화와 병우는 그렇게 만나 53년 전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행복했답니다.

둘이는 邂逅相逢인 것입니다.









♬ 해후


답글 (7)
윤창식  2019-11-09 14:20:58
참 보기 좋은 만남이었군요~
반세기 전의 칠판글씨가 가슴에 스미는 듯 하요...
조명화  2019-11-09 20:31:22
장병우는 초등학교 6학년 어린 나의 눈에도 완성된 인간의 전형으로 보였던 사람입니다.
가는 길도 서로 다르고 세상을 걷는 방식도 서로 달라서 그간 대화 한 번 제대로 나눈 적 없는 사이였건만
이젠 각자 자기 가던 길에서 내려와 딴 길을 찾는 중인지, 서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시간이란 것은 뭘 모르는 사람에게나 흘러가는 것으로 여겨질 뿐이라는 어느 현자의 말이 실감납니다. 
김경영  2019-11-11 10:13:24
김화백의 글.사진 솜씨에 배경음악이 어우러져 친구의 해후를  정녕 축하해  주는 듯합니다.
나도 덩달아 53년 전 국민학교 6학년 시절로 잠시 돌아가 봅니다.
친구들 건강하시고 살다보면 해후한 날 있겠지요.
아님 연락해서라도 만납시다.

윤창식  2019-11-12 09:31:32

김경영 친구여!

'그날'이 기억나시는가?

고3 어느 날, 교실에서 내 자리로 슬며시 다가와

내 노트 뒷면에“行百里者 半九十里”라고 써놓고

미소짓던 자네 모습이 지금도 선하네...

김경영  2019-11-12 10:01:18
창식이 반갑네.
친구는 옛 모습 그대로인 것 같은데..
하긴 나도 예나 지금이나 애늙은이인 걸..
내가 광주 가면 연락해서 우리 한 번 해후하세.
반갑네.
김혁정  2019-11-12 11:53:13

친구가
그 시절을 떠 올리며 댓글을 남기고
,

또 다른 친구가 들어와 함께 반기니 그 모습이 참 좋습니다.


경영이와 창식이...


이처럼 홈피에서 만날 수 있으니

떨어져있어도 서울과 광주는 멀지않습니다.

 

장병우  2019-11-17 21:18:36
주어진 일은 정성껏 하려고 했지만, 요즘 관점에서 보면 시키는 일이나 잘하지 창의성도 없고 고집도 세고 부족한 것이 어디 한둘이었겠습니까. 조명화 교수 말씀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네요. 다만 그날 만나 옛 일을 되살리며 각자 사람됨의 씨앗이 있을 수는 있겠구나 하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대개 친구들 보면 긴 세월 크게 변하지는 않은 것 같더군요. 그날 옛 이야기 하면서 뭔가 저의 50여년 묵은 때가 좀 보이는 것 같고 혹은 벗겨지는 것도 같았습니다. 이제 덜어내는 지혜를 배우는 계절, 겨울이 오고 있는데, 앞으로는 좀 덜어내면서 살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하였습니다. 조명화 교수가 이 방안퉁수를 불러주시고 김혁정 교수가 자리에 활기를 채워주셔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늦가을 단풍 구경 갔다온 이야기나 하지요. 어제오늘 주말에 임실, 순창의 회문산, 강천산 옆 길을 따라 구경하다 추월산 용면 월계리라고 하는 곳 산장에서 묵었습니다. 추월산 자락에 그런 옴팍한 산장촌이 있는지 큰 길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아 몰랐습니다. 거기서 추월산 정상 산행로 하나가 시작하는데 오후에 걷고 하루 저녁 쉬면 못 먹는 술맛도 모처럼 생길 것입니다. 주말에는 많이 소란스럽습디다만 뒤에 추월산 단풍이 병풍처럼 둘러쳐 있고 앞산 경치도 좋고 자리가 꽤 아늑한 느낌이 듭니다. 평일에 가면 조용하고 좋겠습니다. 추천합니다. 혹 김혁정 교수는 이미 알고 있지 않은가요.